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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JLPT - 토요오전-JLPT N1 종합반(5시간집중,5회)
N1 만점 합격 후기 - 합격과 못다한 이야기

 

 

전에 수강후기로 이런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시험이 끝난 직후 긴 프로젝트가 끝난 것 같은 벅차오르는 느낌을 가지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수강후기를 적었는데, 이 글을 다시 읽어보니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당시에는 긴장해서 실수도 많이 해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적었는데(실제로 기억 속의 답과 대조해보았을 때 오답도 4~5개 정도 있었습니다.) 정답 개수가 그대로 점수가 되는 시험이 아니다 보니 만점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막연하게 바라기만 했던 만점, 이를 위해 열심히 한 나날들이 켜켜이 쌓여 실제로 결과로 돌아오니 정말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점수에 비해 부족한 실력이지만, 합격의 여운을 남기고 싶어 지난 글에 못 적었던 내용들을 조금 더 적어보려고 합니다. 돌아보면 이런 결과를 만들어 준 것은 매주 반복했던 몇 가지 습관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토요반의 경우에는 매주 50개의 단어 시험을 보는데, 처음에는 100점을 목표로 읽기와 뜻을 외우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적어주시는 단어들에 대한 추가 설명들을 어떻게든 체화하고 싶었기 때문에, 판서해주신 내용을 단어 시험지 여백에 그대로 적어서 내는 것으로 목표를 변경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단어를 보고 읽기, 뜻, 관련된 표현, 예문을 같이 떠올리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연습장에 한자로 된 단어만 보고 위 네 가지를 적어보는 연습을 반복했고, 실제 12분 동안 치르는 단어시험에서 빠른 속도로 적어나가면서 실수도 했고 판서 내용을 다 적기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적어 제출하면 100점을 넘어 10000000점을 받기도 해서 왠지 기분이 좋기도 했습니다.(히든 점수가 있습니다. 한번 노려보세요)

 

청독해 단어도 같은 방식으로 매주 전부 외우는 것을 목표로 했고, 시험이 두 달 정도 남은 시점부터는 추가 단어 프린트들이 나오는데 양이 적지는 않지만 이 프린트도 잘 숙지하면 참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정말 잘 안 외워지는 부사 프린트와 의성어 의태어, 관용구 프린트를 잘 숙지하면 고득점을 위한 어려운 난이도의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실제 시험에서는 긴장한 상태이므로 모르는 문제가 나오게 되면 굉장히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인데, 판서한 내용들의 도움을 받아서 정답에 확신을 가지기도 했고 바로 정답을 체크하고 넘어갈 수 있어서 언어지식에서 시간을 굉장히 많이 아껴 독해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습니다. 실제 시험에 수업 때 다루었던 단어들이 대부분 그대로 나왔고, 그중에서 판서 내용의 도움을 받아 시간을 아낄 수 있었던 것들을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더 많지만 거의 두 달이나 지난 현 시점에서 기억나는 것들을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喚起: 注意を喚起, 문 열고 환기 아님
  • 費やす: (노력, 시간, 비용을) 투자하다
  • 所定: 정해진, 소정의 상품은 정해진 상품이라는 뜻
  • 構える: 자세 취하다

특히 파트2, 파트4는 판서 내용을 기억하고 있으면 고민 없이 바로 체크하고 넘어갈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문법은 세 가지를 주로 연습했습니다. 첫 번째는 예문을 보고 해석하기, 두 번째는 예문에서 문법이 포함된 부분을 빈칸으로 만들어서 채우기, 세 번째는 문법을 보고 관련된 설명(판서)을 그대로 적기입니다. 특히 세 번째는 수업 내용에 따라 비슷한 형태, 비슷한 뜻을 가진 문법 총정리가 되기도 해서 많은 내용들을 떠올려서 적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웠지만, 이 연습을 통해 수업시간에도 자신감을 갖고 대답을 할 수 있기도 했고 기억에도 오래 남게 되면서 복습 시간이 쌓이면서 점점 머릿속에 문법 내용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N1이 어려운 부분은 N5~N1 모든 문법이 잘 다져져 있어야 한다는 점인 것 같은데, 이 부분을 자연스럽게 채울 수 있도록 해주셔서 정말 최고였습니다.

 

학원에 다니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것 중 하나는, 혼자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독학할 때는 지금 하는 방식이 맞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서 늘 반쯤 불안한 채로 공부했는데, 여기서는 물어볼 곳이 있었습니다. 수업을 세 번쯤 듣고 나서 제 공부 방향이 맞는지 길게 여쭤본 적이 있는데, 그때 독해에 대해 해주신 답변이 지금 생각해보면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해석을 다 하고도 틀리는 일은 종종 있으니 정답이라고 생각한 근거에 밑줄을 긋고, 본문의 표현이 선택지에서 어떻게 바뀌어 있는지 대조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오답이 왜 오답인지까지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날부터 독해를 풀 때 밑줄을 긋기 시작했고, 필사와 직역에 이 과정까지 더하다 보니 정답의 안정성이 조금씩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험 두 달 전부터 청독해 심화반이 추가로 개설되는데, 이 수업을 통해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볼 수 있었습니다. 토요반은 평일반과 다르게 청독해 문제 풀이 양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추가로 수업을 신청하여 들었는데, 다들 열심히 하시는 멤버와 함께 공부하는 것도 즐거웠고 기출문제를 더 많이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청독해 심화반에서 청해 파트4는 매주 한 세트씩 풀기 때문에 시험 직전에는 거의 모든 기출 표현들을 접해볼 수 있어, 가장 점수가 불안정했던 파트4가 실전에서는 전부 익숙한 표현들을 듣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감사했던 점은 불안할 때 그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시험 전날, 언어지식에서 몇 개쯤 물음표가 뜰 수 있지만 몇 개 틀려도 만점은 의외로 잘 나오니 편안히 풀라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저는 네다섯 개는 틀린 것 같아 조마조마한 채로 시험장을 나왔는데,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야 그 한마디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챙겨주시는 건 밀도 높은 수업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매주 간식을 준비해주셨고, 시험 날 먹으라며 초콜릿까지 나누어 주셨습니다. 다섯 시간, 심화반까지 하면 일곱 시간을 앉아 있는 날이 이어졌는데 그 작은 것들에 생각보다 많이 기댔습니다. 시험장에서 초콜릿을 꺼내면서, 이 시험을 혼자 준비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험 전날, 선생님께서 인생에서 단 서너 달이라도 그렇게 무언가에 빠져볼 수 있다면 훗날 돌아봤을 때 참 뿌듯하겠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는데, 그 말씀이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막연히 바라기만 했던 만점이라는 결과를 받아 든 지금은 물론 기쁩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결과보다 그 100일 자체가 참 좋았습니다. 매주 240개쯤 되는 단어와 문법을 소화하며 한 주를 알차게 보낼 때마다 즐거웠고,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단어를 외우는 시간이 부담이 아니라 한 주 동안 즐길 콘텐츠에 가까웠습니다. 일과 병행하느라 온종일 일본어만 붙잡고 산 것은 아니지만, 허투루 보낸 날 없이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으로 후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 가지에 몰입해 본 것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JLPT 취득이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일본어로 된 책을 읽어보고 싶었고, 시작이 막막해서 JLPT라는 시험의 힘을 빌린 것뿐이었습니다. 지금은 쉬운 책부터 원서를 읽고 있는데, 페이지를 넘기다 ったらありゃしない나 しまつ 같은 표현이 나오면 참 반갑습니다. 시험을 위해 외웠던 것들이 시험지 밖에서도 살아 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토요일마다 학원에 가지 않게 된 지 두 달이 지났는데, 그 자리에 어느새 다른 공부가 들어와 있습니다. 시험은 끝났지만 일본어 공부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2월 시험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의 하루하루가 차곡차곡 쌓여 좋은 결과로 이어지시길 응원하겠습니다. 4달간 열정적인 수업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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